얼마 전 우리 태안군 민선 3선 군수를 역임한 진태구 前군수께서 지역신문 지면을 통해 現가세로 태안군수를 향해 권언의 기고를 했다. 내용인즉 태안 기업도시에 국제학교를 설립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기업도시개발 특별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을 환영하는 현수막을 여러 단체가 게시하였는데 태안군이 불법 현수막이라는 이유로 단 하루 만에 철거해 지역사회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던 상황에서 태안 기업도시를 유치한 당시 군수로서 그리고 태안군 행정을 이끌었던 선임 군수로서 태안군의 유연성 없는 행정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며 위민행정을 펼쳐달라는 내용이다.
기고를 두 번 세 번 읽어봐도 잘못된 내용이나 과한 부분은 없다. 특히 수가재주 역가복주 (水可載舟 亦可覆舟)의 깊은 뜻을 헤아려 달라고 한 부분에 대해서도 중부해양결찰서와 충남 산림자원연구소 유치를 희망하는 현수막은 똑같은 현수막이지만 오래동안 철거하지 않았던 사례를 예를 들며 태안군의 원칙 없는 내로남불 잣대 행정의 잘못된 부분을 비판하는 정치적 수사로 충분히 지적할 수 있다고 보며 기고를 접한 군민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라 본다.
그러나 진태구 前군수의 기고가 언론에 보도된 당일인 2월 1일 오전 가세로 태안군수는 태안군 공무원 전체 직원회의를 주재한 가운데 진 군수의 기고에 대해 진 군수의 자녀까지 소환하며 10여 분간 비분강개(悲憤慷慨) 했다는 믿기 힘든 소식을 접했다. 더 경악할 일은 2월 8일 발간된 태안지역 2개의 신문에 진태구 前군수의 기고문을 반박하는 태안군청 도시교통과 이 모 과장 명의의 기고가 민족 최대 명절인 설날 연휴 태안군민 모두를 충격에 빠트렸다.
진태구 군수의 기고를 다시 한번 읽어 봤다. 어느 곳에도 사심이란 찾을 수 없다. 태안군을 잠시나마 이끌었던 선배 군수로서 오로지 태안군을 위한 마음으로 가세로 태안군수에게 태안군민을 위한 위민행정을 정중하게 요구한 권언이었다. 그러나 이 모 과장은 진태구 前군수의 기고문에 대해 “불법 현수막 철거가 과연 사과를 하여야 하는 행위인지?”라는 제하의 기고문을 통해 진태구 前군수가 현직 가세로 군수의 실명을 거론한 점이 잘못이라는 식으로 진군수를 지적했다. 특히 진태구 前군수의 기고에는 전혀 언급조차 없었던 “공개 사과 요구” 내용까지 첨언 하며 군수라는 자리가 불법 현수막 철거까지 하나하나 지시하는 한가한 자리가 아니라 생각한다. 는 등 마치 3선 군수를 지낸 진태구 前군수를 가르치는 듯한 투의 내용도 있었다.
나는 이 기고를 읽고 과연 이 기고를 이 모 과장이 스스로 자발적으로 작성하여 언론사에 보도를 요청했을까? 생각해 봤다. 진태구 前군수의 기고는 분명 태안군정을 이끌었던 선배 군수로서 가세로 군수에게 정중히 권하는 기고였다. 그런데 가세로 태안군수의 해명이나 답신은 없고 아무리 현수막 관련 업무를 관장하는 부서라 하지만 일선 공무원이 전직 순수의 기고에 대해 직접 반박 기고를 낸 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모 과장이 12년간 모셨던 전직 군수를 향해 反경어체를 써가며 반박 기고를 했다는 사실에 태안군 공직자들도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 기고가 언론을 통해 공직사회와 군민들에게 전해지면 벌어질 파급력에 대해 삼척동자도 다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기고가 보도된 후 이 모 과장이 동료 공무원들에게 여러 가지 아픔이 있다는 투의 하소연을 했다는 후문도 들었다. 무소불위 임명권자에 대한 항명이 어려웠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나는 가세로 군수의 부하직원을 통한 차도살인(借刀殺人)행위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만약 내가 생각한 대로 전임 군수의 기고에 전임 군수를 모셨던 부하 공무원을 내세워 차도살인(借刀殺人)을 한 것이라면 이는 도저히 용서받지 못할 나쁜 저질 행정이다. 나는 차도살인(借刀殺人) 병법을 좋아하지 않는다. 손자의 승전계 중 가장 비겁한 방법의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권불십년 화무십일홍(權不十年 花無十日紅)이라 했다. 태안군 행정사무를 감시 및 견제하는 태안군의회 의원으로서 일련의 사태를 직시하며 과도한 위계에 의한 과도한 행정에 대해 예의 주시할 것이다.